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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신형철 교수, 한·중 ‘과학기술 역전’ 원인과 대책

작성자
admsnudrl
작성일
2024-03-07
조회
231
 



정부는 세계 주요 국가의 과학기술 수준을 정량적으로 비교, 평가한 점수를 지난달 말일 발표했다. 이 중 특히 주목할 부분은 중국의 과학기술 수준이다. 미국의 과학기술 수준을 100%로 봤을 때, 중국은 82.6%로 81.5%를 기록한 한국을 조사 이래 처음으로 앞질렀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의 점수가 70% 아래였음을 고려하면, 중국의 성장 속도는 놀랍도록 빠르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경각심을 일깨운다. 게다가, 미국의 현 기술 수준을 따라잡는 데 필요한 시간을 의미하는 기술 격차는 중국이 3년, 한국이 3.2년이었다. 이제 중국은 값싼 인력의 노동력을 앞세워 조악한 제품을 만드는 나라가 더는 아니란 뜻이다.

중국은 2015년 ‘제조 2025계획’의 과학기술 굴기를 발표하며 주요 첨단 산업에 인재와 예산을 집중투자해 왔다. 이번에 한국을 추월한 과학기술 수준도 중국 정부의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함께 국가 부강에 대한 엄청난 의지와 노력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결과다. 중국은 14억 명의 인구와 막강한 자본력, 풍부한 자원, 그리고 중앙정부의 강력한 의지 등으로 미국의 기술 패권에 도전하고 있는데 일정 부분 성공을 거뒀다. 노동력에 ‘과학기술 굴기’가 더해져 한국을 뿌리치고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는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해 오던 이야기다. 약 20년 전 중국의 한 대학을 방문해 그 대학 대학원생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벌써 그 대학은 박사 학위 수여에 필요한 우수 논문 수를 한국 대학보다 높게 설정하고 있었다. 그 제도에 관해 내게 자세히 설명하던 학생의 약간 긴장감 섞인 초롱초롱한 눈빛이 아직도 선연하다. 중국 우수 대학의 교수들과 의견을 나누다 보면 최우수 인재들이 이공계로 계속 진학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비는 넘치게 지원된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는 우리나라의 최근 대학 현실과 많이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제 중국은 과학기술 논문 인용 색인(SCI)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등재되는 나라다. 대개 어떤 분야의 중요 논문이 발표된 후 약 10년 정도가 지나면 상용화 기술이 시장에 대량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음을 생각할 때, 앞으로 중국에서 상용화할 기술이 많이 나올 건 자명하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국내 한 기업의 대표는 우리나라 대다수 젊은 엔지니어의 R&D 업무에 대한 태도를 미국이나 중국, 인도와 비교하면서 이제 우리나라가 ‘성장의 끝물’에 들어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최근 정부는 R&D 예산을 많이 삭감하는 정책을 시행해 과학기술 현장에서 연구비 감소가 체감되기 시작했다. 또한, 대학 입학 인원의 감소와 함께 최우수 이공계의 우수 인력은 더 줄어드는 추세다. 중국을 추월해 재역전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는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로선 매우 힘든 상황을 맞은 것이다.

단군 이래 가장 풍요로운 시대라는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가 앞으로도 그 풍요로움을 계속 누리려면 과학기술 발전이 필수다. 따라서 과학기술인들이 자긍심과 애국심을 더욱 발휘하고 분발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과학기술 관련 제도 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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